1. 끔찍한 능력을 사용해 복수극을 벌이는 소녀
주인공 캐리는 홀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고등학생 소녀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고등학생 소녀와는 다소 거리가 멉니다. 그녀의 엄마 역시 평범치 않은 상태로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종교(기독교)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집착의 정도가 믿음을 지키려는 수준이 아니라 성경 속 성에 대한 부분을 병적으로 지키도록 캐리를 억압하는데 그 정도가 심해서 거의 성을 혐오하는 수준이기까지 합니다. 그 덕분에 캐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또래 아이들이 보면 덜떨어져 보이기까지 한 소녀로 자라게 됩니다. 다들 성에 눈뜨고 이성 친구를 사귈 나이지만 소심하고 음침해 보이는 모습 대문에 캐리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처지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그나마 친절하게 대해주는 건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 수지 뿐입니다.
캐리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아직 생리를 시작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어느 날 학교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다가 초경을 하게 됩니다. 피가 나오자 놀란 캐리를 보고 평소 캐리를 괴롭혀오던 크리스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은 그녀를 비웃으며 물건을 던져 맞히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캐리에게는 신비한 능력이 생기는데 바로 물건들을 움직일 수 있는 염력이 생기게 된 것이죠. 그리고 고등학교의 가장 큰 축제인 프롬 파티가 곧 열리게 됩니다. 캐리에게 항상 친절한 수지는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캐리를 데려가도록 하고 캐리는 몰라보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프롬 파티에 갈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엄마는 캐리가 파티에 가지 못하도록 막고 캐리는 초능력으로 엄마를 방에 가둬버리고 프롬 파티에 가게 됩니다.
캐리는 프롬 파티에서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파티 퀸까지 됩니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왕관을 쓰고 꽃을 들며 황홀해하던 그녀 위로 엄청난 양의 피가 쏟아져 내립니다. 알고 보니 그녀를 괴롭힌 죄로 정학을 받게 된 크리스가 이에 앙심을 품고 남자친구와 양동이에 돼지 피를 준비하여 그 순간 무대 위에서 쏟아버린 것입니다. 피범벅이 된 그녀를 보고 비웃는 무대 아래 친구들을 보고 분노에 휩싸이게 된 캐리는 그들에게 무시무시하고 처절한 고통을 맛보게 합니다.
2. 영화 원작 소설, 감독, 배우 이야기
이 영화는 스티븐 킹이 처음으로 성공한 소설인 <캐리>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스티븐 킹의 첫 번째 소설이기도 합니다. 스티븐 킹은 영어 교사로 일하면서 가명으로 계속 소설을 써왔지만, 특별한 성공작을 내놓고 있지 못했었는데 어느 날 쓰레기통에 처박혀 있던 원고를 아내가 꺼내 읽어보고는 끝까지 완성해 보라고 했고 그녀의 한 마디에 빛을 보게 된 작품입니다. 출판사는 그에게 40만 달러라는 당시 그에게는 어마어마한 돈을 원고료로 주었고 캐리라는 소설이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게 됩니다. 가난하던 무명작가 스티븐 킹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 순간이었죠. 그 이후로 그는 승승장구하며 수많은 베스트셀러 소설들을 집필했습니다. 그는 대중소설 작가이지만 미국 현대소설게에 없어서는 안 될 이름입니다. 그런 공로로 그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전미 도서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소설을 그냥 대중소설로 치부하기엔 현대사회를 통찰하는 그만의 시선과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 있는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저 역시 고의 오래된 팬으로서 그는 단순 장르문학 작가 이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캐리를 맡은 씨씨 스페이식은 독특한 외모와 개성 있는 연기가 돋보이는 배우로 영화 <광부의 딸>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적이 있는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입니다. 영화를 연출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스릴러에 특화된 감독으로 알려진 명감독입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는 드레스드 투 킬, 필사의 추적, 스카페이스, 언터처블, 칼리토, 미션 임파서블 등이 있습니다. 히치콕의 광팬이기도 한 그답게 그의 영화에서는 히치콕에게서 영향받은 장면들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에서는 무명 시절의 존 트라볼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 스티븐 킹의 첫 번째 공포소설의 영화화
영화 캐리는 장르문학의 대가인스티븐 킹의 첫 번째 소설을 브라이언 드 팔마가 만든 영화로 원작도 훌륭하지만 원작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도 그에 못지 않게 훌륭한 공포 영화이자 성장 영화입니다. 그 당시 신비로운 주제로 인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오랜 시간 동안 공포 영화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입니다. 강력한 연기력과 명장면들이 긴장감이 넘치고 독특한 스토리가 분명히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스티븐 킹의 작품 세계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좋은 시작이며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타일리쉬한 연출과 소름끼치는 후반부 장면들만으로도 그 가치가 남다른 영화이니 절대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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