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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하우스의 유령> 가족의 상처를 공포로 풀어내는 드라마

비어셀러 2023. 5. 16. 19:27

1. 가족의 상처와 용서를 공포로 풀어내다

넷플릭스 시리즈 힐 하우스의 유령은 넷플릭스 전속 감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열심히 넷플릭스에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작품입니다. 그가 만들어낸 많은 작품 중에서 힐 하우스의 유령이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이 작품을 통해서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테마와 감성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의 공포영화에는 애잔한 슬픔과 한 겹 씩 쌓여나가던 서사가 마지막에 터지며 주는 울림이 매력이죠. 그만의 색이 있는 시리즈들이 요즘 넷플릭스를 통해 계속 공개되면서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골수팬들도 많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 낡은 저택에 가족이 이사를 옵니다. 이들은 엄마, 아빠, 그리고 5명의 남매로 한 가족을 이루고 있죠. 낡은 저택을 수리하여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해 저택에 이사 온 이들은 이곳에 머물게 되면서 굳게 닫혀있던 문이 스스로 열리거나 유령을 보는 등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됩니다. 이런 미스터리한 집에서 엄마는 점차 히스테릭하게 변하게 되고 가족들에게는 모두가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생기면서 어린 오 남매는 성인이 된 후 서로 어긋난 관계와 비밀스럽게 품은 슬픔과 걱정 속에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살아가던 그들은 어떤 일을 계기로 슬픔과 비밀이 가득한 어린 시절의 비밀을 마주하게 됩니다. 

2.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과 배우

다섯 남매의 아버지인 휴 크레인은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작품에 크고 작은 역할로 계속 등장하고 있는 헨리 토마스가 맡았습니다. 그의 대표작은 추억의 작품 <E.T>로 외계인과 손가락 인사하던 그 귀여운 소년이 바로 헨리 토마스입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오래전 저택에서 생긴 비밀을 감추기에 급급해 남매들에게 신망을 얻지 못하는 아버지를 맡았습니다. 

올리비아 크레인은 다섯 남매의 엄마로 역시나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단골 배우인 칼러 구기노가 연기했습니다. 이 가족들 중 가장 미스터리 하고 비밀스러운 캐릭터가 바로 엄마인 올리비아 크레인입니다. 과연 그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계속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미힐 하위스만이 맡아 연기한 장남인 스티븐 크레인은 어렸을 때 저택에서 있었던 일들을 소설로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다른 남매들과는 관계가 서먹할 뿐만 아니라 결혼생활도 순탄치 않죠. 

마이크 플래너건의 실제 부인으로 자주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케이트 시걸이 연기한 테오도라 크레인은 레즈비언이면서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그 능력으로 원치 않는 것을 보게 되고 알게 되는 것이 싫어 항상 장갑을 끼고 다닙니다. 

루카 크레인과 넬리 크레인은 이란성쌍둥이로 쌍둥이답게 서로를 연결하는 강력한 유대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루카 크레인은 약물 때문에 끊임없이 재활원을 들락날락하는데 사실은 어렸을 때 저택에서 봤던 유령의 모습을 잊고자 계속 약물에 의지했던 거죠. 넬리 크레인은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 있는 캐릭터로 빅토리아 패드레티가 연기했습니다. 그녀는 이 작품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블라이 저택의 유령>에서는 여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 저택에서 본 끔찍한 모습의 유령 때문에 그 이후로도 끊임없이 심리적으로 고통받는 캐릭터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보여주었습니다. 

3.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다른 작품들

이 작품은 셜리 잭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셜리 잭슨은 고딕 공포 소설의 대표 작가 중 하나로 대표작으로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고 있다>, <제비 뽑기>, <힐 하우스의 유령>등이 있습니다. <힐 하우스의 유령>은 이미 영화로 두 번이나 만들어진 적이 있는데 1963년 작품은 걸작으로 추앙받지만 1999년 작품은 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영상화된 이 작품은 원작의 뿌리만 같을 뿐 많은 부분에서 각색된 작품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따라가다가 중후반으로 갈수록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영의 구분이 모호해지게 됩니다.  

힐 하우스의 유령 이후로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은 <블라이 저택의 유령>, <어둠 속의 미사>, <미드나잇 클럽>을 연이어 넷플릭스에서 공개했고 현재 <아서 가의 몰락>을 만들고 있습니다. <힐 하우스의 유령>, <블라이 저택의 유령>을 이어 <아서 가의 몰락>으로 귀신 들린 집 3부작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힐 하우스의 유령은 그 자체로 정말 잘 만든 수작이지만 섬뜩한 공포물을 기대하고 본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뛰어난 심리묘사와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연출, 배우들의 뛰어난 앙상블 연기가 훌륭한 여운이 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을 보고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또 다른 작품에 관심이 생겼다면 <블라이 저택의 유령>과 <어둠 속의 미사>도 보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특히 <어둠 속의 미사>는 개인적으로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작품들 중 <힐 하우스의 유령> 다음으로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