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드: 첫번째 습격> 고립된 빌딩 안에서 치뤄지는 무자비한 결투
1. 고립된 빌딩에 갇힌 경찰 특공대
주인공 라마는 어린 아들과 아내, 아버지를 가족으로 둔 건실한 경찰 특수요원입니다. 어느 날 그는 다른 경찰들과 작전에 투입됩니다. 그들이 출동한 곳은 어느 한 낡은 건물이었죠. 이곳은 범죄조직이 장악한 곳으로 경찰들도 건드릴 수 없는 무법지대였습니다. 경찰들이 투입된 작전은 바로 이 범죄조직의 우두머리인 타마를 제거하는 작전이었습니다. 작전을 지휘하는 부서장 와휴를 비롯한 경찰들은 한 층씩 범죄자들을 소탕하면서 순조롭게 타마가 있는 건물 꼭대기 층을 향해 나아갑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의 모습을 타마는 건물 곳곳에 설치되어있던 CCTV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타마는 건물을 모두 봉쇄하고 경찰들을 몰살하기 위한 공격에 나섭니다. 건물 안에 경찰들의 목에 현상금을 걸고 경찰을 죽이도록 하는 안내방송이 울려퍼집니다. 경찰들은 숨을 곳이 없는 이 폐쇄된 건물 안에서 자기들을 죽이려는 수많은 적들과 싸우기 시작합니다. 알고보니 이 작전의 지휘관이었던 와휴는 부패한 경찰이었고 자기의 목적때문에 작전에 참여한 경찰들 외에는 이 작전을 아무도 알지 못했죠. 그렇기에 아무도 건물 속에 갇힌 경찰들을 구하러 올 수 없었습니다.
주인공 라마 역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공격하는 적들과 격투를 벌이게 됩니다. 사실 라마의 형이 조직에서 타마의 신임을 받는 조직원이었고 CCTV에서 라마의 모습을 발견한 형은 라마를 구하기 위해 몰래 그에게 다가갑니다.
2. 영화 감독과 배우들 이야기
레이드는 영국의 가렛 에반스 감독이 만든 본격 액션 영화로 영국인 감독이 만든 인도네시아 영화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붙이는 화끈한 맨몸 액션씬들 덕분에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복잡한 이야기 구조나 반전 같은 스토리라인이나 화려한 촬영기법 같은 것들 없이 단순한 줄거리에 액션 자체로 승부를 보는 영화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액션을 만들어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인도네시아 무술인 실랏입니다. 영화 내내 악당이나 경찰들 모두 실랏을 이용한 다양한 무술 액션을 선보입니다. 실랏은 맨손 기술이 주가 되는 무술로서 종주국인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실랏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보통 내공이 필요한 게 아닐 텐데 대체 배우들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걸까요. 일단 영화의 주인공인 라마를 맡은 이코 우웨이스는 할아버지가 실랏 고수라 어렸을 때부터 실랏을 배우고 익혀왔으며 다른 형제들이 대학에 가서 공부한 것과 달리 본인은 무술에 전념하며 훈련해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놀라운 액션을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악역 캐릭터인 매드독입니다. 이 캐릭터는 진짜 미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만나는 인물마다 처절하게 공격하여 죽여버립니다. [스포주의] 주인공인 라마도 매드독과 대결을 펼치다 거의 죽기 일보 직전 상황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습니다. 매드독을 연기한 야얀 루히안도 무술을 전문적으로 익힌 인물로 인터뷰 자리에서 겸손하게 "오랫동안 무술 수련을 한 건 아니다. 26~27년 정도 했다"며 "남들이 보기에는 오랫동안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에게는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하네요. 무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두 배우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 내내 끝내주는 액션을 볼 수 있습니다.
이코 우웨이스나 야얀 루히안 모두 영화의 성공과 함께 유명해져 스타워즈 시리즈에 조연으로도 등장했습니다. 이코 우웨이스는 인도네시아의 국민 배우가 되어 헐리웃을 오가며 왕성히 연기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3. 맨몸 타격액션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레이드는 존윅 같은 맨몸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푹 빠져서 몇 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볼 정도였습니다. 과장되지 않은 담백하고 심플하며 오로지 액션으로만 가득 찬 영화로 크게 인기를 끈 덕분에 후속편도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편은 1편의 매력을 다소 반감시킨 점도 있었는데요. 이야기 구조를 갑자기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죠.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등장인물들이 많아졌고 연출에 지나치게 힘을 준 게 아닌가 싶은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죠. 그래서 그런지 원래 3부작으로 계획했던 레이드 시리즈는 아쉽게도 2편에서 끝맺고 말았습니다. 물론 2탄이 1탄보다 완성도 면에서 부족하긴 했지만 3탄까지 마무리되는 걸 보고 싶었던 저로서는 참 아쉬운 일입니다. 2편에 벌려놓은 이야기들을 3편에서 어떻게 마무리하면서 끝맺을지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1편만으로도 1시간 4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끝내주는 액션으로 만족감을 주는 영화이기에 꼭 보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