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바이 미> 잊을 수 없는 추억의 80년대 성장영화
1. 시체를 찾아 떠나는 친구들의 모험
주인공 고든은 어느 날 신문을 보다 작은 기사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기사에는 변호사가 식당에서 칼에 찔려 사망했다는 내용이 실려있었죠. 그 기사 속 변호사는 바로 고든의 어린 시절 친구였던 크리스였습니다. 크리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후 고든은 자신이 시체를 처음으로 보게 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고든은 어린 시절 3명의 친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바로 크리스, 테디, 번입니다. 이들은 모두 가정에 문제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있던 아이들이었죠. 크리스는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때문에 힘들었고, 테디는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었으며, 고든은 모든 잘했던 형의 죽음에 가려져 집 안에서 존재감 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동네 양아치인 에이스 일단에게 괴롭힘까지 당하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번은 자신의 형들이 숲 속에서 사고로 죽은 피해자의 시체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번은 친구들에게 우리가 시체를 먼저 찾아서 유명해지자고 하고 그 생각에 동의한 아이들은 함께 시체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시체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아이들은 기차에 치일 뻔한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도 하고 에이스 일당을 만나 대치하기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아이들 앞에 시체를 마주하게 되는데요.
2. 롭 라이너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완성된 성장 영화
이 영화는 스티븐 킹의 소설 <The Body>를 원작으로 한 롭 라이너가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원제 <The Body>는 시체를 뜻하는데 네 명의 소년이 시체를 찾으러 떠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뤘기에 그렇게 제목을 지은 듯합니다. 성장 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으로 추억을 가득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영화죠. 메타스코어 75점, 로튼 토마토 신선도 91%, IMDB 평점 8.1을 받을 정도로 평가가 좋습니다. 원작자인 스티븐 킹도 자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손꼽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무척이나 감동하여서 감독인 롭 라이너를 꽉 껴안아줬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죠.
네 명의 아역배우들이 매우 좋은 연기를 펼쳤고 롭 라이너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기도 하는 작품입니다. 원작보다 수위를 다소 낮춰서 보다 편하게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볼 수 있는 성장 영화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티븐 킹의 원작 또한 매우 훌륭한 작품으로 영화에서 각색된 부분들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심리를 좀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의 주제곡인 <Stand by me>는 누구라도 한 번쯤 들었을 법한 유명한 곡이죠. 1961년에 나온 벤 E. 킹의 노래로 영화 속 친구들의 결속과 우정을 나타내기에 매우 적격인 노래인 것 같습니다.
3. 비운의 배우 리버 피닉스
크리스 역할을 맡았던 배우인 리버 피닉스는 이 영화로 유명세를 떨쳤는데 안타깝게도 93년에 23살의 어린 나이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요절하고 말았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의 이름이 매우 낯설겠지만, 영화 조커로 유명한 배우인 호아킨 피닉스의 형이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호아킨 피닉스가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말입니다. 어릴 때 데뷔하여 거의 집안의 가장처럼 일했던 리버 피닉스는 맑고 순수한 영혼을 지녔던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환경 보호에 누구보다 앞장섰고 상업 광고의 광대가 되기를 꺼렸고 상업 영화나 독립 영화 모두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었던 그야말로 미래가 창창했던 배우였습니다. 작품 '허공에의 질주'로 당시 만 18세에 아카데미 영화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아이다호'로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기까지 했었습니다. 수려한 외모와 훌륭한 연기력, 남다른 감수성을 지닌 예술가였지만 약물 중독을 이겨낼 수 없었고 결국 그렇게 안타깝게 죽고 말았습니다. 그가 죽던 날 911에 전화를 걸었던 사람이 바로 그의 동생 호아킨 피닉스였고 또 평소 리버 피닉스와 친했던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베이시스트인 플리도 함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형과 친구의 죽음을 바로 곁에서 바라만 봐야했던 그들의 심경이 어떨지 상상이 안가네요. 레드 핫 칠리 페퍼스는 후에 Give it away나 Trenscending이라는 곡으로 리버 피닉스를 추모하기도 했습니다.
스탠 바이 미는 잘 만들어진 성장 영화로 아웃사이더지만 서로의 끈끈한 신뢰와 우정으로 이어진 네 명의 친구들이 시체를 둘러싼 사건들을 겪으며 서로의 상처를 아물고 성장하는 과정을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완성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시절의 추억을 상기하며 성장 영화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